【서울=뉴시스】김지은 기자 = 재생에너지가 미래 먹거리로 부상하며 전자·IT 업계도 에너지 신사업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태양광 시스템 개발에 속도를 내는 모양새다.
24일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BNEF)에 따르면 배터리 가격이 하락하면서 2050년에는 태양광과 풍력에너지가 세계 발전량의 50%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생에너지 가운데서도 태양광은 활용성이 커 풍력보다 발전량이 2배 이상 많을 것으로 관측됐다.
친환경 에너지로의 전환은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스템의 성능향상 및 가격하락과 맞닿아있다. ESS가 풍력, 태양광과 합쳐지면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단점인 전력생산의 불연속성을 극복해 전력효율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태양광과 같은 신재생에너지는 날씨, 일조량 등으로 전력생산이 연속적이지 않고 공급이 불규칙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이 높아질수록 안정적인 전력공급 서비스에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이 ESS다. 이 시스템은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저장장치에 담아두었다가 전기가 필요할 때 공급해 전력 사용 효율성을 높인다.
크게 ▲전기를 직류로 저장하는 배터리 ▲교류와 직류를 변환하는 전력변환장치(PCS) ▲시스템을 제어하는 에너지관리시스템(EMS)으로 나뉜다.
배터리뿐만 아니라 PCS, 시스템통합(SI), EMS, 건설, 전략 공급·발전 등 다양한 분야 기술이 합쳐진 대표적 융합 산업이다.
LG전자는 ESS 배터리를 생산하는 LG화학과 공조하며 태양광 모듈(패널)과 PCS 신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는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솔루션을 신성장 사업으로 육성 중이다.
집중 타깃은 세계 최대 발전(산업)용 ESS 시장인 미국이다. 미국 신재생에너지 리서치 그룹 GTM리서치는 미국 발전용 ESS 시장규모가 지난해 4억4500만달러에서 2021년 12억8000만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PCS 제품은 지난해 메가와트(MW)급 대용량 ESS에 안전 규격 인증을 획득, 시장 진출을 위한 채비를 갖췄다는 평가다.
태양광 모듈은 기존에는 활용하지 못했던 반사광을 후면에서 흡수해 양면에서 빛을 모아 전기를 생성하는 데까지 끌어올렸다.
수요에 대비해 올해 구미공장 태양광 모듈 생산라인을 6개 증설, 총 14개의 생산라인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로써 연간 생산능력을 현재 1GW급에서 3GW급으로 3배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3GW는 가정집 100만 가구가 사용하는 연간 전략량이다.
친환경 정책에 설치비용이 줄면서 가정용 ESS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B3는 글로벌 가정용 ESS 시장이 올해 1259메가와트시(㎿h) 규모에서 2020년 약 1889㎿h로 연평균 15%가량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내도 마찬가지다.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서울시의 가정용 소형 태양광 시스템 판매대수는 올해 약 5만대로 2017년(1만8000대)보다 177%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SDI는 효율을 높인 고전압 가정용 ESS 배터리를 앞세워 유럽 시장 선점에 나섰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률이 높은 유럽은 가정에서 사용하는 ESS의 성장 가능성이 큰 시장이다.
22일까지 독일 뮌헨에서 열린 세계 최대 ESS 박람회인 'ESS 유럽 2018'에서 '고전압 가정용 ESS 배터리 모듈' 신제품을 선보였다.
600V의 고전압이 적용된 ESS 모듈 신제품은 기존 가정용 ESS 모듈보다 에너지 전환 효율이 뛰어난 게 특징이다. 태양광 발전으로 생성한 전력을 ESS에 저장해 가정에서 쓰려면 전류 변환 과정이 필요한데, 배터리 모듈의 전압이 높을수록 전력 손실은 줄어든다.
에너지밀도도 지난해 출시한 제품 대비 2배 가량 개선돼 셀의 크기는 그대로지만 용량은 20% 이상 늘었다.
LG전자는 가정용 태양광 발전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는 부품인 '마이크로 인버터'를 내놨다.
태양광 발전을 통해 생성되는 직류 전류를 가정에서 사용하는 교류로 변환할 때 전력 손실을 줄이는 제품이다. 기존 제품에서는 94.3%였던 전환 효율이 95.2%까지 높아졌다.
성능은 향상됐지만 무게는 1㎏, 두께는 31.5㎜로 기존 제품보다 얇고 가벼워 아파트 베란다 등에 쉽게 설치할 수 있다.
ESS의 활용범위가 넓어짐에 따라 최근에는 EMS 기반의 통합사업도 주목받고 있다. 효율적인 사용을 위해 에너지관리시스템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ESS 사업에서 컨설팅-설계-시공-운영까지 전 영역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하는 식이다.
이와 관련 LG CNS는 지난 5월 국내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의 ESS시스템을 수출해 관심을 모았다.
지난해 미국령 괌(Guam)에 40MW규모의 ESS시스템 구축사업을 수주하고, 괌 전력청(GPA)과 최종 계약을 체결했다.괌 전역에서 생산되는 전력을 ESS시스템을 통해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으로, LG CNS는 ESS시스템 구축과 함께 25년간 운영 및 유지보수를 진행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재생 에너지는 전력 손실을 최소화해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하는 것이 관건"이라며 "시스템을 통합하고 관리하는 토털 에너지 솔루션을 제공하는 차별화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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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22743364